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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술과 관련된 용어

술과 관련된 용어

지난 6.18일에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서울주류&와인박람회'에 다녀왔고, 어제인 6.19일에는 한국전통음식연구소에 개설된 '전통주 입문과정'에서 강의를 하게 되어서 전통주와 관련된 자료들을 찾아보다가 술과 관련된 용어들을 접하게 되었다.

술에 취한 정도를 나타내는 한자어

  • 술 취할 취(醉) 
  • 술 취할 명(酩)
  • 술 취할 정(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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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우 취할할 모(酕)
  • 주정할 후(酗)
  • 추할 추(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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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술 깰 성(醒)

 

위의 단어들을 찾아보다가 자연스럽게 술과 관련된 다른 한자어 '술 부을 작(酌)'이과 '술잔 작()'이라는 단어에 마주치게 되었고 짐작할 수 있겠지만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는 '짐작'이니 '참작'이니 하는 단어들이 술과 관련된 말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짐작(斟酌)

: 사정이나 형편을 어림쳐서 헤아림

짐작이란 말을 한자어로 풀이하면, 헤아릴 짐(斟)과 따를 작(酌)자의 두 음절이 합해져서 이루어진 낱말로 술자리에서 나온 말이다. 여기서 '짐(斟)'이란 술을 술잔에 넘치지 않게 따르는 것을 의미하고, '작(酌)'이란 술잔이 흘러넘치도록 따르는 것을 의미하는 말이라고 한다. 그러나 짐(斟)은  못 미쳐서 섭섭하고, 작(酌)은 넘쳐서 마땅찮다. 결국 옛날에는 투명하지 않는 술병을 많이 사용하였으므로 술병에 있는 술을 술잔에 따를 때 술의 양이 얼마나 남았는지 모르기 때문에 적당히 잘 따르기 위해 두 글자를 합쳐서 만든 말이다.

 

참작(參酌)

뜻: 이리저리 비추어 보아서 알맞게 고려함

어원: 술잔에 술을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적절히 따라주는 모습에서 유래

 

이제 한 술 더 떠서 '작(酌)'과 관련된 '작정'이니 '무작정'이니 하는 말의 의미도 위 내용을 참작해서 짐작해 볼 일이다.

필력도 없는 내가 길게 더 써 내려가기 보다는 다행히도 이와 관련된 글이 이미 나와 있어서 글 잘쓰는 작가들의 모임인 '브런치'에 소개된 관련된 글을 가져왔다.


짐작과 참작과 수작, 그리고 작정

'술을 따르다(酌)'에서 배우는 조율의 지혜

 

by 이병우          May 25, 2025

작의 지혜, 물리적 행위에서 실천적 지혜

 

이번에는 술을 따르는 행위 '작(酌)'을 중심으로, 술잔 속에 응축된 동양 철학의 깊은 지혜를 헤아려보고자 합니다. 酌(작)은 尊(존)·爵(작)과 달리 '지위·신분'을 나타내는 명사로 확장되지는 않았지만, '행위·태도·가 치관'을 표현하는 의미 확장되었습니다.

작(酌)의 어원과 본래 의미

작(酌)의 구성과 의미

 

한자 酌(작)은 본래 술을 따르다, 술을 잔에 붓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겉으로 보면 단순한 물리적 행위 처럼 보이지만,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이 글자 안에는 매우 중요한 삶의 태도가 담겨 있습니다.

 

술을 따르는 일은 생각보다 섬세합니다. 너무 많이 따르면 넘치고, 너무 적게 따르면 부족합니다. 상대방의 주량도 살펴야 하고, 자리의 분위기도 고려해야 합니다. 결국 술을 따른다는 것은 단순히 액체를 옮기는 행위가 아니라, 상황을 읽고 적절한 선을 찾아가는 일입니다.

 

이 지점에서 작(酌)은 단순한 행위를 넘어 실천적 지혜의 언어가 됩니다.

 

1. 짐작(斟酌): 보이지 않는 것을 헤아리는 힘

 

먼저 짐작(斟酌)입니다.

짐작은 어림쳐 헤아린다는 뜻입니다.

 

술병 안에 술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 정확히 보이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병의 무게나 따르는 느 낌을 통해 대략의 양을 가능합니다. 이것이 바로 짐작입니다.


삶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정보가 완벽하게 주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사람의 마음도, 시장의 흐름도, 조직의 분위기도 늘 명확하게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헤아리는 힘입니다.

 

짐작은 단순한 추측이 아닙니다. 현재 보이는 단서들을 바탕으로, 보이지 않는 상황까지 조심스럽게 읽어내는 능력입니다.

[예시] 斟酌時宜(짐작시의) : 그 시기와 상황에 알맞게 잘 헤아려 적절하게 대처함

2. 참작(參酌): 상황을 비교하고 배려하는 태도

두 번째는 참작(參酌)입니다.

 

참작은 참고하여 고려하다. 또는 여러 사정을 살펴 판단에 반영하다라는 뜻입니다.

 

술을 따를 때 우리는 상대의 주량을 살핍니다. 상대가 술을 잘 마시는 사람인지, 오늘 분위기가 어떤지, 많이 따라도 되는 자리인지, 조금만 따라야 하는 자리인지 생각합니다.

 

이것이 참작입니다.

 

참작은 자기 기준만으로 판단하지 않는 태도입니다. 내가 좋다고 해서 상대에게도 좋은 것은 아닙니다. 내가 편하다고 해서 상황에 맞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참작에는 반드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상황에 대한 이해가 들어갑니다.

 

좋은 판단은 혼자만의 기준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좋은 판단은 언제나 상대, 맥락, 분위기, 조건을 함께 살피는 데서 나옵니다.

 

[예시] 情狀參酌(정상참작) : 법관이 범죄자가 죄를 범한 사정을 고려하여 법관의 재량으로 그 형을 덜어주는 일

 

3. 수작(酬酌): 주고받으며 의논하는 관계의 지혜

여기에 하나 더 중요한 말이 있습니다. 바로 수작(酬酌)입니다.

수작은 술을 권하며 논의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술 자체가 아닙니다. 술을 매개로 하여 서로 주고받고, 이야기를 나누고,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이 핵심입니다.

 

술자리에서는 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말하지 않습니다. 잔을 주고받듯이 말도 주고받습니다. 상대의 말을 듣고, 내 생각을 전하고, 다시 상대의 반응을 살피며 대화를 이어갑니다. 이것이 바로 수작의 의미입니다.

 

수작은 단순한 대화가 아니라, 관계를 바탕으로 한 논의입니다.

 

서로의 입장을 살피고, 분위기를 읽으며,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입니다. 그래서 수작에는 소통, 교류, 협의, 관계의 지혜가 담겨 있습니다.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면 수작은 회의, 협상, 컨설팅, 코칭, 네트워킹과도 연결됩니다. 중요한 것은 혼자 결론 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생각을 주고받으며 더 나은 판단에 이르는 것입니다.

4. 작정(酌定): 적절한 선을 정하는 결단

네 번째는 작정(酌定)입니다.

 

작정은 상황을 헤아려 굳게 결정한다는 뜻입니다.

 

술을 따를 때 마지막에는 결국 어느 선까지 따를지 정해야 합니다. 이 정도면 충분한지, 조금 더 따라야 하는 지, 여기서 멈춰야 하는지 판단해야 합니다. 바로 이 지점이 작정입니다.

 

작정은 무작정 밀어붙이는 결정이 아닙니다. 짐작을 통해 상황을 헤아리고, 참작을 통해 여러 조건을 살핀 뒤, 마침내 적절한 선을 정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작정에는 신중함과 결단력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잘 헤아리되, 끝없이 망설이지만은 않는 것. 충분히 고려하되, 결국에는 선택하고 실행하는 것. 그것이 작정의 의미입니다.

작(酌)의 어휘 중에 酌量(작량)이 있는데 '짐작하여 헤아림'의 뜻입니다. 

작량경감은 판사가 피고인의 여러 사정을 작량해 형기를 깎아 주는 제도를 말합니다.

5. 그런데 왜 '수작'은 부정적인 말이 되었을까?

흥미로운 점은 우리나라에서 수작이라는 말이 반드시 좋은 의미로만 쓰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수작은 원래 술잔을 서로 주고받다. 또는 술을 권하며 말을 주고받다는 뜻으로 쓰였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 말은 다른 방향으로도 확장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이런 표현을 자주 씁니다.

  • 어림없는 수작
  • 허튼 수작
  • 수작 부리지 마라
  • 괜한 수작이다

 

이런 표현에서 수작은 더 이상 정중한 대화나 의논을 뜻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속셈이 있는 말이나 행동, 믿기어려운 제안, 쓸데없는 짓, 상대를 떠보거나 꾀려는 행위처럼 부정적인 의미로 쓰입니다.

 

본래는 술잔을 주고받으며 의견을 나누는 말이었지만, 실제 술자리에서는 때로 속마음을 떠보거나, 상대를 설득하거나, 어떤 의도를 감추고 말을 건네는 경우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수작은 점차 겉으로는 대화처럼 보이지만 속으로는 다른 의도가 있는 행위를 가리키는 말로도 쓰이게 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즉, 수작은 본래의 의미에서는 관계와 소통의 언어였지만, 우리말 속에서는 좋지 않은 의도나 허튼 말을 가리 키는 표현으로도 변화한 것입니다.

이 점이 참 흥미롭습니다.

같은 말이라도 맥락에 따라 품격 있는 소통이 될 수도 있고, 허튼 속셈이 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말 자체보다 그 말에 담긴 태도와 의도입니다.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우리는 일상에서 수많은 선택을 합니다.

말을 얼마나 해야 할지, 어느 정도 도와야 할지, 언제 멈춰야 할지, 어디까지 밀어붙여야 할지 판단해야 합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작(酌)의 지혜입니다.

 

  • 짐작(斟酌)은 보이지 않는 것을 헤아리는 힘입니다.
  • 참작(參酌)은 여러 상황을 살펴 배려하는 태도입니다.
  • 수작(酬酌)은 서로 주고받으며 의논하는 소통의 지혜입니다.
  • 작정(酌定)은 적절한 선을 정하는 결단입니다.

 

결국 이 네 가지는 모두 하나의 방향을 가리킵니다.

 

넘치지도 않게, 모자라지도 않게.

상황을 헤아리고, 상대를 배려하며, 서로 조율하며, 적절한 선을 정하는 것.

 

이것이 작(酌)이 전하는 실천적 중용의 메시지입니다.

 

술을 따르는 작은 행위 안에는 삶을 조율하는 큰 지혜가 담겨 있습니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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